아빠랑 오랜만에 식사를 했다. 그냥, 그냥 갑자기 아빠가 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아무래도 내가 멀리 떠나기 직전이라 그랬는가보다 싶었다. 생각해보니 아빠는 내가 어디를 가게 될 때, 혹은 어떤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식사를 권하셨다. 그러면서도 지나가듯 물어보고 마셨지. 아무래도 내가 부담스러워 하거나 대답하기 싫어할까 걱정되는 마음에 그런 선택을 하신 것 같다. 아빠도, 나도 상대로부터 받는 '거절감'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 걸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제 나도 어른이 되어가는 걸까. 아빠는 항상 근처 밥집을 좀 찾아보라고 하신다. 그래서 나도 찾아보는데, 맛집블로거인 내가 어째서 동네인 '삼전동 맛집'을 검색하고, 또 찾는 건 이리 어려워하는가. 나도 이해가 안된다. 그렇지만 정말 모르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