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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는 곳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많이들 이야기 한다. 그것은 사실이기도 하고,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 여행이던 맛집투어던 여기저기 많이 다녀보니 그렇다. 여기는 대체 왜 잘 되는 건가,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 여기는 왜, 대체 왜 안되는 걸까 하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곳은 서울 송파구 삼전동, 삼전동 토박이인 내가 꼭 추천하고 싶은 치킨 맛집이다. 프랜차이즈 주제에 맛집일 건 뭐냐고 물어볼 수 있지만, 이곳은 다르다. 정말 다르다. 까탈스럽다 못해 사포같은 우리 엄마도 인정해 치킨은 무조건 여기다-라고 하시니 말 다했다. 동네 장사를 하는 곳이니 만큼 동네 사람들의 인지도가 정말 중요한데, 언제 가도 복작복작 사람이 아주 많다. 삼전동 치킨 맛집, 치킨매니아.

 

이곳은 레이크팰리스와 삼전동 사이에 있다. 도서관 맞은 편이기도 하고, 석촌호수와 5분 정도 거리에 있기도 하다. 이 근처의 치킨집은 엥간히 뿌셨지만, 여윽시나 여기가 원픽이다. 돈 받았냐고, 제공 받았냐고 물어본다면 전.혀 사실이 아니며 사실 사장님 얼굴도 기억이 안난다. 기분 좋았던 감정과, 맛있다!만 생각날 뿐. 삼전동 치킨매니아는 정말 작은 규모의 가게다. 테이블도 다닥다닥 붙어있고 누가 말하는지 다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작복작 시끌벅적한 게 유난히 싫지 않은 곳이랄까?

 

엄마와의 약속을 이곳으로 잡았다. 이유는 "치킨 먹고 싶다"는 엄마 때문. 엄마는 다른 곳은 가지 않으신다. only 치킨매니아 삼전동. 가서 앉아 엄마를 기다리고 있자니 강냉이를 주셨다. 평생에 찾아 먹어본 기억이 없는 강냉이를 오랜만에 주워먹었다. 재밌어. 

엄마가 왔고 우리는 반반치킨과 주먹밥을 주문했다. 치킨 무 좋아.

삼전동 치킨 치킨매니아의 주먹밥, 주먹밥은 처음 주문해봤따. 마요네즈와 후레이크가 잔뜩 올라간 주먹밥. 직접 만들어먹는 셀프주먹밥이었고, 당연하게 비닐장갑을 준다. 

굳이 주먹밥을 주문한 이유는 요즘 대세, 아니 이전부터 인기있던 "치밥"을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치밥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치킨과 밥을 함께 먹는 거다. 으에에에엑? 치킨에 밥이 웬말이야~! 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맛있다. 특히 양념치킨이랑 먹으면 정말 존맛탱. 그렇지만 결론적으로 주먹밥은 좀 심심했다. 하다못해 참치 조금 혹은 김치 조금이라도 들어갔으면 좋았을 듯. 양념치킨이랑 먹어도 밍밍하다는 생각이 든다. 

치킨매니아, 사실 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인기가 없는 것 같다. 매장 자체도 별로 없고. 내가 다니는 동네들만 봐도 교촌, BHC, 굽네, 페리카나, 멕시카나 정도지 치킨매니아는 별로 없다. 아 처갓집양념치킨도 인기 대비 없는 듯. 골고루 있으면 좋겠다만 아쉽다. 어쨌든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메뉴도 다양하게 있다. 닭발도 있고, 바베큐 치킨도 있고. 취향 껏 주문하기에 좋다. 삼전동 치킨 치킨매니아는 셀럽들도 오는지 사인들이 많이 있었다. 이 동네 맛집들 종종 뿌셔봤지만 (역시 내 동네에는 소홀하기 마련이긴 함) 사인 있는 곳은 흔치 않다. 맛있고 친절한 게 유명한가. 

그렇게 나온 치킨이다. 엄마는 후라이드를 좋아하고, 나는 양념을 좋아하는데 사실 후라이드가 진짜 맛있다. 어차피 양념도 같이 나와서 찍어먹으면 되는데 괜히 양념 빼면 섭섭해서 주문하곤 한다. 나 같은 분들이 꽤 많이 계실 듯.

치킨매니아의 양념은 달다구리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다. 그 때문에 주먹밥이 좀 더 밍밍하다고 느껴진 게 아닐까 싶다. 뭔가가가 필요해! 어쨌든 때문에 재방문시 주먹밥은 주문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방문'을 생각하는 이유는 역시나 치킨의 맛 때문이지 않을까. 치킨집이야 치킨맛만 있으면 될 뿐이지. 닭 상태도 괜찮았고, 튀김도 좋았다. 

양념은 뭔가 건강에 유해한 느낌이 아니랄까. 잘 모르겠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흐흐, 자주 먹어대던 건강에 안좋을 법한 자극적인 맛이 아닌 건 분명해. 

그러나 역시나 스테디셀러인 이유가 있는 메뉴, 후라이드. 맛이 별로일 거 같은 비주얼에 '아 여기도 잘되더니 맛이 바뀌었나' 싶었다. 그냥 최근에 다녔던 곳들이 그래서였다. 맛집리스트에 올려 친구들에게 자주 공유해대던 나인데, 최근에는 맛집리스트에서 내려야만 했던 곳들이 꽤나 많았다. 그러나 이곳은 여전했다. 겉바속촉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의 진수를 보여줬다. 잡내 안나는 게 또 좋았지. 여기에 양념 촉 찍어먹으면 이만한 게 없다. 행복한 치맥타임. 

이곳은 언제 가도 사람이 정말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먼저 접근성이다. 버스 정류장도 가깝고 (물론 버스 타고 올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석촌호수와 가깝다. 보면 트레이닝 복 입고 오는 분들이 꽤 많음. 열심히 운동하고 드시거나, 열심히 먹고 운동하는 게 아닐까. 그 다음은 맛이다. 앞서 말했듯 맛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때문인데 정말 친절하다. 이렇게 친절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다정하다. 다정보스라는 단어는 삼전동 치킨 맛집 치킨매니아를 위해 생긴 말이 아닐까 싶을 정도. 다 먹었다고 치즈볼 주심. (절대 먹을 걸 줘서 친절하다는 게 아냐!) 예전에 왔을 때도 파트타이머 노동자로 보이던 분이 엄청 친절했다. 나도 파트타이머로 일해본 사람으로서, 사람이라는 게 '돈을 받는 만큼, 잘해주는 만큼' 일하게 된다. 계산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시급 지불도 계산적으로 하는 거니까. 본인들은 계산적으로 하면서 노동자는 계산적이면 안되는 이유가 어디있을까. 어쨌든 사장님이 잘해주는 구나, 처우가 좋구나 싶다. 반대로 불친절하고, 못됐구나 싶은 곳은 그럴만 하겠구나 싶어한다. 다들 그러시겠지.

이런 다정한 곳이 더 잘됐으면 좋겠다. 어딜 가도 불친절한 XX치킨 매장들과는 달랐던 곳, 그래서 애정하고 더 잘되기를 바라는 곳이다. 아 쓰고 나니 또 먹고 싶다.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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