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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를 시작한지 2달, 자취가 처음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고 귀찮은지 모르겠다. 내 자취경력은 5년 이상인데 최근 느끼는 건 정말 할 줄 아는 거 없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의지도 없다 이다. 너무 귀찮다. 출근 전 밥 먹는 건 물론이거니와 퇴근하고서 밥 먹는 것도 귀찮다. 먹는 재미로 살았던 내가, 서울을 떠나오니 재미는커녕 의미도 못찾고 있다. 무의미하달까. 그렇게 대-충, 대애애애-충 챙겨먹던 삶의 연속선 상에서 오뚜기 3분 짜장을 뜯어보았다. 아 가격은 1,500원이었다. 마트에서 1,200원이라고 적혀있는 거 보고 골랐는데 1,500원이라 짜증났다. 고작 300원이지만 10개면 3,000원인걸. 자취생에게 300원은 귀중하다. 그래서 좀 짜증났ㄷㅏ. 그래도 다시 가져다놓는 게 더 귀찮고, 달리 먹을 걸 새로 생각하는 것은 더 싫어서 챙겨왔다.

오뚜기 3분 짜장, 기억력 안좋고, 기억하는 것 귀찮아하는 나이지만 적어도 오뚜기 짜장과 카레는 눈 감아도 생김새가 자세히 생각날 것 같다. 어렸을 적부터 흔히 먹었던 제품이라 그런듯. 어렸을 때는 3분 메뉴들을 주로 먹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3분 짜장 말고 짜장가루, 카레가루를 애용했었는데 다시 3분 제품으로 돌아왔다. 서울에 있을 때는 한솥 끓여놓고 가족끼리 돌아가며 질리도록 먹었었는데 움 추억해보니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주말에 요리해봐도 좋을 것 같군. 어쨌든 3분 짜장 레시피다. 조리방법은 전자레인지 700W 기준 2분 돌리는 것. 봉지 그대로 돌리는 게 아니라 밥 위에 붓고 전자렌지용 덮개나 랩을 씌워 2분 동안 돌려야 한다. 끓는 물을 이용해서도 데워먹을 수 있다. 응용요리로 짜장면, 볶음밥이 적혀있다. 나중에 해먹어봐야지. 

조리방법 아래에 ECO COOK이라는 표시가 되어있길래 무엇인가 했더니 아래에 써있었다. 저탄소 조리법.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라고 했지만 귀찮으니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까지 귀차니즘이 심했던 사람이 아니었던 거 같은데 휴휴. 아 그리고 이 제품은 안전관리인증 HACCP 도 받은 제품이다. 칼로리는 215kcal!

오뚜기 3분 짜장은 직화솥에 볶은 춘장, 양파 등 푸짐한 원료가 잘 어우러져 구수하고 진한 맛이 살아있다고 적혀있다. 나트륨, 탄수화물, 당류, 지방, 단백질 등이 골고루 들어있다. 건강에 좋은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맛있으리란 건 안다.

최근에 먹어본 오뚜기 3분 짜장, 카레는 섬세하다. 분리수거시 뜯는 곳도 섬세하게 표시되어있고, 끓는 물 이용해 익힐 경우 꺼낼 때 이용하면 좋을 젓가락 구멍도 따로 있다. 없어도 상관은 없지만, 있으면 정-말 편한 제품이랄까. 이런 다정한 제품들이 나는 좋다. 그리고 싫어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고. 

조리방법이 또 적혀있다. 이 부분은 매우 불필요해 보이긴 한다. 굳이 2번이나 입력해둘 필요가 있었을까 싶지만 뭐 종이는 버리고 팩만 보관할 사람들도 있을테니 그러려니 생각했다. 

그럼 해먹어야지. 나는 일단 햇반을 사용했다. 보통사이즈로 작지도 크지도 않은 보통 사이즈. 먼저 햇반을 돌려서 용기에 담았다. 카레는 하얀 그릇을 피하는 편인데, 카레를 생각해 검정색 그릇을 꺼냈다. 데운 햇반을 그릇에 넣고 그 위에 짜장 소스를 올렸다. 2분 데우라고 했지만 나는 이미 햇반을 데운 상태이므로 1분 30초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그리고 완성은 계란반숙, 계란반숙은 어디에 넣어도 맛있지만 짜장에 올려먹으면 정말 맛있다. 중국집의 볶음밥에 간혹가다 계란후라이를 올려주는 곳들이 있다. 계란을 채로 볶는 곳은 많아도 반숙을 올려주는 곳은 흔치 않지만 어쨌든 좋아한다. 함박스테이크 위의 계란후라이는 말도 못하고. 이런 조합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보면 감탄스럽다. 아 짜파게티와 비빔면 위에 올려먹는 것도 엄청 좋아함. 

그래서 계란을 같이 먹었다. 살짝 덜익혀 먹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반숙에서도 덜 익혀먹는 편. 너모 잘 어울려서 행복했다. 이렇게 먹었다고 했더니 아는 언니가 오뚜기 3분 짜장에 칼국수면 같이 해 짜장면 만들어 먹으라고 추천해줬다. 훨-씬 맛있다고. 상상해봤는데 너모 맛있을 거 같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귀찮아. 이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대견할 정도. 어쨌든 오뚜기의 섬세함을 칭찬한다. 햇반 다 먹어서 오뚜기밥 주문했는데 다음엔 그걸로 오뚝오뚝하게 먹어야지. 아프지 말고 행복해야지. 맛있는 거, 건강한 거 해 먹고 싶다. 귀차니즘 타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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