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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영양실조에 걸리겠다 싶었던 날. 자취 재시작 5달 만에 요리를 시작했다. 최대한 늦게까지 안하려고 했는데 김치+김+계란의 식사 조합이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못해 입맛이 떨어지게 하더라. 5달이면 오래 버텼다 싶다. 어쨌든 멀-리 있는 마트까지 열심히 다녀왔다. 왕복 30분 정도이니 많이 걸리는 거 맞겠지 (서울에 있을 땐 왕복 7분이었는걸.) 그래서 해본 메뉴는 두부조림과 브로콜리무침이었다. 허접한 비주얼이지만 매우 열심히 했으며 적은 재료로 맛있는 맛을 낼 수 있어 행복했다. 

말로만 초보가 아니라 리얼 초보다. 두부 두께 보면 각 나옴. 원래 양념 하려고 했는데 그냥 부쳐먹어도 짱맛이라 잠시 고민했다. 두부 부치면서 소금 살짝 쳤더니 정말 맛있었음. 아 그리고 다음부터는 두부 자를 때 높이 부분 3등분 하는 짓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정확히 3등분 나오는 건 에바쎄바 나에겐 불가. 다음엔 어떻게 자르면 좋을지 이미 정했다 후후. 어쨌든 일단 열심히 부쳤다. 그리고 키친타올 위에 올려놨다. 기름을 빼기 위함 같아보이지만 후라이팬이 작아서 한 번에 못구워 어쩔 수 없이 옆에 빼둔 것임 ^^.. 그냥 접시에 빼놓으면 기름 오질테니까 그럼 나의 죄책감이 더해질테니까 쥬륵.

양념을 했다. 이 날은 요리를 위해 산 큰 대파를 잔뜩 자른 날이기도 했다. 뿌리까지 있는 대파를 팔면 요즘 유행하는 대파 키우기에 합류할 계획이었는데 어디를 봐도 뿌리가 없더라. 지나가다 보이는 파 뽑아 쓸 수도 없고 휴 직거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항상 밭 주인분들이 안계신다. 어쨌든 양념은 파1스푼, 마늘 2쪽을 다진 것, 맛간장 2스푼, 설탕 반스푼을 넣었다. 그으냥 먹으면서 조절하면 됨 사실. 원래 고춧가루도 넣고 싶었는데 고춧가루 사온다는 걸 깜빡했다. 없으면 뭐 어때 있는 걸로 먹어야지. 난 초보인걸? 

그리고 양념을 끼얹으면서 졸였다. 후라이팬 크기 각 나오죠. 옴총 작다. 다음엔 큰 후라이팬을 사던가, 있는 걸로 만족하던가 해야겠다. 그렇게 열심히 만든 두부는 정말 맛있었다. 이제 열심히 밥 먹을 차례. 

그리고 다음으로 한 요리는 브로콜리무침이었다. 뭐 요리라고 하기에도 살짝 민망하지만 브로콜리는 세척을 잘 해야 한다. 식초 넣은 물에 (누군가는 베이킹소다도 넣더라 그렇지만 난 없음.) 넣는다. 이 때 주의할 점은 거꾸로 해서 넣어야 하는 거. 머리를 아래에 박게끔 만들어 넣는다. 그리고 살짝 흔들어주기도 해야 함. 그럼 그 꽃 부분이 열리면서 먼지 같은 것들이 나온다고 한다. 진짜 좀 더러워진 물을 만나게 됐는데 살짝 당황했지만 뭔가 뿌듯했다. 그 이후 데친다. 브로콜리 데치는 레시피들 보면 다 1-2분이라고 해서 나는 딱 1분 30초를 했다. 끓는 물에 소금 1스푼을 넣었다. 팔팔팔!

그리고 꺼내 참기름 1스푼 반과 소금 1스푼을 넣었다. 먹어보고 좀 부족하다 싶으면 소금 더 넣고, 참기름 더 넣으면 됨. 이걸 한 이유는 이 날 방문했던 음식점에 브로콜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엄청 맛있어서 비슷한 맛을 내려고 노력해봤는데 그 느낌이 나긴 하지만 들기름이면 더 맛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들기름을 살 생각은 없다. 있는 걸로 맛있게 해먹어야지. 다음에는 새송이볶음이랑 소세지야채볶음, 호박전 등을 해보려고 한다. 적은 재료로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자취요리를 고민하다보니 그런 것들이 괜찮겠다 싶음. 이제 굶지 말아야지. 시리얼이랑 빵으로 만족하는 것도 자제해야겠다. 면역력이 떨어져 병치레가 잦아진 느낌이랄까. 나의 건강을 위해, 멀리서 걱정할 부모님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이제 누가 와도 뭔가 먹을 걸 줄 수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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