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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애월, 단어만 봤을 때는 굉장히 좁아보인다. 넓지 않은 작은 시골길을 오가는 걸 사람들은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굉장히 넓고, 또 넓다. 걸어서 다닐 수 없고 차 없이 다 돌아보는 건 매우 어렵다. 제주가 단순히 한반도 아래에 있는 작은 섬이라 보면 큰 오산이다. 넓고, 사람도 꽤 많다. 제주가 실제 서울의 4배 규모라고 하더라. 뚜벅이로 다닌 나는 많이 불편했다.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고,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못해 삶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듯하고 재밌었던 건 이게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했냐면 오늘 소개할 곳은 제주 애월 돈까스 맛집 에버그린돈까스이기 때문이다. 애월에도 돈까스집이 몇 곳 있지만 내가 직접 뚜벅이로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다. 아니 에버그린돈까스 뿐이었다. 버스타고 어디까지 가는 거면 모를까 이 날 우리는 늦은 저녁을 먹기 위해 출발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결론적으로는 마지막에 서비스가 조금 아쉬웠지만 그걸 빼면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먼저 제주 애월 에버그린돈까스는 유아동반이 흡족하게 가능한 음식점이다. 실제로 사장님의 아동이 있었다. 아 물론 돈까스 파는 곳 치고 유아동반이 불가능한 곳, 없긴 하지만. 얼마 전 안산에서 노키즈존인 김밥집을 발견했기 때문에(심지어 아이 전용 김밥 팔고 있었음. 이 메뉴를 주문할 경우에는 무조건 포장인 곳;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노키즈존인 돈까스집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 

메뉴판을 안찍어왔는데 에버그린돈까스 정식 9,000원, 치즈돈까스 정식 11,000원이었다. 추억의 경양식 돈까스, 옛날 돈까스를 이야기 하는 에버그린돈까스, 100% 자연치즈로 모짜렐라+체다치즈를 사용하는 치즈돈까스. 그 외 카레돈까스 메뉴도 있었고 초밥, 연어덮밥, 로제스파게티, 감자튀김 등 다양한 메인메뉴와 사이드메뉴가 있었다. SNS이벤트도 있었다. 인스타, 페북, 카카오스토리 등에 올리면 되는데 음료나 커피 중 고를 수 있었다. 나는 무슨 한라봉쥬스같은 걸 선택했는데 정말 실수했다 싶었음. 다음에 가면 그냥 탄산음료 먹어야지. 아 생맥주 3+1 이벤트도 있었고, 3만원 이상 현금결제시 주는 선물도 있었다. 이벤트가 많아 원하는 것 선택해 누리기 좋음. 

정식으로 주문하면 좋은 점은 뭐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겠지. 나는 이 빵과 스프를 잊을 수가 없다. 솔직히 돈까스도 괜찮았지만 이 두 개가 퍼펙트했음. 물론 내.기.준. 버터와 빵, 따뜻하게 나온 빵 겉 부분에 무엇인가 발려져있는데 이 덕분에 더 달다구리하다. 수프는 그냥 수프가 아니라 야채수프, 야채가 씹히는데 입맛 돋우기 좋았다. 지금까지 먹었던 돈까스와 함께 나오는 스프는 보여주기식 느낌이었다면 여기는 하나의 메뉴 같았다. 때문에 웬만하면 단품보다는 정식으로 드시길 추천하고 싶다. 

반찬 셀프, 국물 셀프라고 적혀있는데 반찬을 처음에는 가져다주신다. 국물은 직접 가져오면 됨. 반찬은 피클, 단무지, 김치가 있었다. 세 가지가 한 번에 나오는 곳은 또 처음 봤다. 

치즈돈까스가 나왔다. 먼저 같이 나온 샐러드가 정말 신선했다. 유자인지 한라봉인지 드레싱도 잘 어울렸다. 치즈돈까스는 두 가지 치즈가 섞여있는 만큼 알록달록하다. 샐러드도 정말 맛있었고, 밥과 요구르트도 좋았다. 치즈가 많았는데 이 부분이 특히나 흡족했다. 이래서 먹는 거 아니겠는가 치.즈. 치즈 들어간 것 치고 맛없는 건 없지만 이건 정말 신기했다. 내가 지금까지 먹었던 치즈돈까스는 돈까스 안에 치즈가 있어서 자르는 순간 촤락- 하고 나오는 종류였는데 제주 애월 돈까스 맛집 에버그린돈까스는 겉 부분에 치즈가 뿌려져있었다.

그냥 돈까스도 평타 이상이었다. 평가가 갈리기에 그다지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음. 그리고 친절하셨다. 친절하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았다.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다 먹고 일어나지 않았는데 반찬 리필하려고 갔을 때 반찬이 이미 없어져있었다. 늦은 시간이어서 그랬던 걸까. 평소 영업시간과는 차이가 있는 듯 했다. 코로나 때문이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이 부분이 아쉽긴 했지만 개선된다면 더 좋은 식당이 될 듯. 가성비 나쁘지 않은 제주 애월 레스토랑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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