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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정말 어쩌다가 들어갔다. 종종 지나가는 곳이긴 하지만 들어갈 생각은 못했던 지난 나날들을 뒤로한채 나도 모르게 들어갔다. 떡볶이가 먹고 싶었나, 무언가가 먹고 싶었나, 나도 잘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맞은 편에 위치해있는 분식집이라는 점 만으로 추억을 돋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들어간 이모네분식. 

제주 애월 분식 이모네분식은 정말 분식집이었다. 그만큼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는데 추억의 김밥들부터 라면, 튀김, 떡볶이, 순대 등 다양해 좋았다. 나는 김떡순으로 김밥+떡볶이+순대 조합의 9,500원짜리 메뉴를 주문했다. 결론적으로는 떡볶이만 먹었는데 이유는 오더미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안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먹었는데 그 이유는 배가 불렀기 때문이다. 꼭 이러더라, 습관처럼 옛날에 많이 먹었던 기억을 가지고 주문하는데 결국에는 다 먹지도 못하며 허세였구나 하고 헛웃음을 짓게 된다. 이 날 그랬지. 

다양한 세트 메뉴들이 있었지만 나는 떡볶이 (3,500)를 먹을 수 있었다. 이후에 이모김밥도 따로 먹어봤는데 사진은 없지만 김밥이 정말 정말 아주 맛있었다. 가격대비 최고의 메뉴가 아닐까 싶었는데 지속적으로 가볼 생각이 생기도록 한 메뉴가 되었다. 중간에 있는 오타도 귀여운데 무뼈닭발 위의 무뺘닭발을 봐버렸다.

이모네분식이라는 이름은 흔한 것 같다. 이모네OO라는 상호명 자체가 꽤 많을 듯 한데 제주 애월에 위치한 이곳은 이름에 걸맞는 분위기가 감동적이었던 것 같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우며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테리어. 그만큼 오랜 시간 존재했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알고보니 1년 된 거 아닌가 싶긴 하지만 후후.

떡볶이 주문 후 쪽지를 구경했다. 초등학생들의 귀여운 글씨와 내용부터 성인들, 여행자들의 글들까지. 최근의 코로나 때문인지 코로나 관련 쪽지들도 많이 보였다. 쫄면을 먹었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도 나중에 쫄면을 먹어볼까 생각 중이다. 기억에 남는 건 연인이 특정 메뉴를 좋아해 포장하러 왔다며, 맛있으면 또 오겠다는 다정한 글들. 한 사람이, 또 다른 한 사람을 위한다는 마음은 언제 봐도 뭉클하고 예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심플 of 심플이 대세라고, 미니멀리즘한 인테리어를 지향하게 되며 이런 쪽지 붙이기가 많이 사라졌지만 이모네분식에서는 만나볼 수 있다.

셀프코너 라는 곳이 있는데 수저와 단무지가 있었다. 딱 두 가지. 김밥 등의 메뉴를 먹을 상황을 떠올린다면 김치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꽤 걸렸다. 이유는 바로 만들어주셨기 때문인데 흔히들 만들어내는 분식집의 떡볶이와는 같지 않았다. 학교 앞 떡볶이, 하면 지나가는 족족 보일 수 있는 뷰로 순대 옆, 어묵 옆에 자리 잡아 빨갛고 달큰한 냄새를 풍겨내곤 하는데 이곳은 달랐다. 주방에서 바로 요리해주시다보니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

먹음직스럽게 고소한 깨가 듬뿍 올라가있었고, 밀떡, 어묵, 깻잎, 당면에 소세지까지 야무지게 올라가있었다. 3,500원에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의 재료였어서 당황스러웠다. 양도 꽤 많은 편이었고 유니크했달까. 맛은 아주 달았다. 달콤한 떡볶이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을 듯 했고 그렇다고 해서 자극적이지도 않아 신기했다. 소스가 좀 더 깊이 들어간다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던 곳. 제주 애월 맛집, 분식집으로 추천하고 싶다. 애월의 유명 분식들을 몇 곳 가봤는데 만족스러운 곳이 없었다. TV에 유명 셀럽이 가봤다는 곳들도 족족 가봤는데 그 분과 나의 입맛이 다르구나 싶었다. 

맛도 좋고, 친절하다. 간혹가다 사람이 확 몰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모네분식의 단골 분들도 눈에 띄더라. 김밥 사진을 못찍었지만 개인적으로 떡볶이보다 김밥이 훨씬 맛있었다. 진정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니 꼭 이곳에 간다면 이모김밥을 드셔보시길 추천한다. 다른 김밥, 음식들도 먹어보고 싶고, 특히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가 한 번에 많은 음식들을 흡입해보는 게 나의 소망이다. 또 가야지. 애월 이모네분식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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