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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국의 작고 소박한 소망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커다랗고 거대한 기대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 나도 코로나검사를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제주도민으로 살게된지도 꽤 되었는데 수도권에 가야하는 일이 생겼다.
평소에는 급하게 당일치기로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3일 정도 있어야 했다.
내 스스로도 걱정이 되어서 들어오는 길에 검사를 받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직장에서도 원해했다.

내심 생각하기에는 2주 정도의 잠복기를 생각해서 검사를 받아야하는 게 아닐까 싶긴 하지만
요즘에는 무증상 확진자가 많다고 하니 나도 안심하고 남도 안심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음성이 나오더라도 2주 안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다시 검사를 받아야겠지만
이 겨울철 일반 감기, 독감, 코로나까지. 바람을 조금만 쐐도 콧물이 줄줄, 기침이 콜록 나는 나에게는
고단하지 않은 시기라고 하기가 어렵다.
나 뿐 아니라 모두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임을 알기에 징징대지 않기로 결심했지만 쉽지 않다. 

제주 코로나 검사는 필수가 아니다.

필수로 만들 것 처럼 말했지만 제주도민들은 이미 모두 알고 있었다.
'말로만 끝날 이야기'라는 것을. 제주에 산지 오래 되지 않았는데도 알겠다 나도,
이걸 정말 할 건지 안할 건지. 이건 안할 일.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생기면서 다들 마음이 예민해지고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게 무섭게 반응하게 되긴 했지만 (답답할 따름...) 어쨌든.. 그렇다..
나도 했다는 얘기를 좀 오랫동안 해봤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검사 받고 마음 넉넉하게 다니면 좋을 거 같긴 하다. 

선별진료소로 향하기 위해 일단 국내선 도착 3번 게이트에서 출발했다.

몇 번 게이트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겠지만 내 생각에도 3번, 4번 게이트가 가장 가깝고 좋을 거 같다.

 


예전에는 그토록 사람이 많던 공항이 한산하기까진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적긴 하다.
요즘 검사를 받으려고 가면 줄 서야 한다던데 (그 줄이 거리두기 불가라는 아이러니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게이트에서 신호등을 건넌다. 주차장이나 택시 정류장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나는 검사를 받고 택시를 타기로 했다. 자차가 있거나 가족이 데리러 오면 좋긴 하겠지만 나는 그럴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코시국이 주는 난감함이 이럴 때 있다.
자차로 이동할 수 있는 사람, 가족이 있는 사람이 부럽다.
수도권에 갔을 때도 상당히 조심하고 어디를 특별히 다니진 않았지만 겁을 먹게 되는 건 당연하다. 심장이 쿵쾅쿵쾅.

쭉 가다보면 주차빌딩을 옆에 끼고 이런 안내문을 보게 된다.

왼쪽에는 주차빌딩이 앞으로 쭉 가면 대형버스 주차장 공항입구가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제주공항 택시정류장이 있다.
날씨가 궂을 때면 정류장에 사람이 복잡하게 서있는데 날씨는 좋고 시기가 시기여서 그런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제주공항 선별진료소로 가는 길 나는 증상이 있지도 않고,
내가 접촉한 사람들도 죄다 조심하다 못해 집콕하는 사람인데도 무서웠다.

겁이 많은 나는 비행기 타고 육지에 다녀올 때가 가장 무서운데
비행기에서 접촉하게 되더라도 꼼짝없이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제주토박이도 아니고 믿을 구석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일자리에서는 어떻게 될지 자가격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사서 걱정을 하고 있는 편이다.
이제는 비행기 타기 싫어. 비행기에서 감염이 전파된 사례는 없다는데 대체 왜인지 모르겠다 정말 ㅡㅡ..

안내가 잘 되어있다. 찾아가는데 어려움은 없는데
공항에서 조금 걷긴 해야 해서 짐이 많을 경우에는 난감할 수도 있다.
김포공항은 정말 공항 맞은편에 있더라.
주차장 쪽에 있어서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터라 나는 제주에 있는 이곳이 더 좋았다. 

입구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대기시간이 길까봐 상당히 걱정했는데 내 앞에 한명 있었으며 그 사람도 내가 종이에 정보를 적는 사이에 끝났다.
제주공항 선별진료소에서는 코로나검사에 앞서 이름, 연락처, 주소, 수도권 방문시 다녀온 지역명, 증상 등을 묻는 종이가 있다.
마지막에 개인정보제공동의?같은 것도 체크해야 함.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불편한 옷 입고 많은 사람들을 대해야 하셔서 불편하고 힘드실텐데도 잘 알려주시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동적이다 못해 감사했다.
내가 수도권에 다녀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죄송했다. 

검사는 목에 1회, 코에 1회 했다. 기다란 면봉?같은 걸 코 깊숙한 곳에 넣는데 사람들이 왜 불쾌하고 아프다고 말했던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선생님은 코에 힘을 주면 더 아프다고 힘을 주지 말라고 하셨는데 도저히 그럴수가 없었다.

아파하는 나를 불쌍해하며 잘하고 있다 조금만 참아라 괜찮다 옆에서 앞에서 계속 말씀해주셔서 코는 아팠지만 마음은 아프지 않았다.
종종 기분이 채취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불쾌했다, 불편했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을 뿐 아니라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될 거 같았다.
불편한 옷 입고 확진자일수도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니, 아무리 직업이어도 힘들 거 같다. 

결과는 음성이었다. 24-48시간 걸릴 수 있다고 해서 걱정했고 그래서 여쭤보기까지 했는데,
오후 3시 전에는 연락이 올 거라고 하셨다. (나는 검사를 오후 8시?9시쯤 받았다.)

문자로 안내해주실 줄 알았는데 전화로 알려주셨다.
당연히(?) 음성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음성이어서 다행이었다.
보건소에서의 전화라는 안내를 보자마자 심장이 엄청 떨렸다.
이게 뭐라고. 휴.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들어왔다고 해서 걱정이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조심하겠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뜻대로 되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무사히 이 시기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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